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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은 다 그런가. 아니 노동부 공무원들은 다 그런가.

회사를 퇴직하고 나서 못 받은 퇴직금을 돌려받기 위해 결국 노동부에 신고를 했습니다. 00회사에서 임금 일부와 퇴직금 전액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로 시작한 진정서를 접수하고. 지난 화요일 선배가 출석요구를 받았습니다. 선배 두 명과 후배 한명 그리고 나까지 넷이서 노동부 서울남부지청으로 갔죠. 더운날 찾아찾아 간 그곳. 건물은 크고 좋았으나. 그 안에 사는 공무원들은 영~ 아니올시다였습니다.

'특별사법경찰관'이라는 명패가 쓰인 근로감독관은 참, 무표정했고, 무감정의 대표주자처럼 보였습니다. 나야 이번 건에 대해 위임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근로감독관과 더 이야할 것이 없었지만 한시간 반이나 조사를 받아야했던 선배는 중간중간 '짜증난다' '왜 이렇게 오래걸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화장실 가고싶다' 등의 문자를 날리며 감정을 마구마구 표출했죠.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즉슨, 조사 중에 다른 전화 통화를 한 십여분간 한 것부터 법적인 용어를 잘 몰라 되묻는 말에는 '그런거 몰라요?'라며 면박주는 말로 대꾸를 했다는 등등. 선배는 정말 봇물터진듯 그날 하루종일 감독관을 건어물 씹듯 다뤘습니다.

누구나 하듯 이 한번의 경우만 가지고 '공무원은 다 그래'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아주 안 할 수도 없는 건. 내가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갔던 고용지원센터 담당자도 말도 못 붙일 정도로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는 거죠. 뭘 물어보기 겁나게 무표정한 얼굴과 자기 할말만 하고 입은 닫아버리고. 한번 더 물으면 '뭐 그런걸 묻냐'는 표정으로 시큰둥~대답하고 마는. 안그래도 퇴직 후에 실업급여를 받으러 가면서 위축되있었는데 그런 태도에 더 작아지는 걸 느꼈다고 해야할까요, 뭐 그런.

물론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죠. 거의 같은 종류의 일에 대해 하루 수십명씩 응대하며 호소와 하소연과 더러는 말도 안되는 일방적인 주장을 들어줘야 하는 그 직업의 고단함이야 말로 다 할 수 없겠죠. 하지만 조금 유하게 대해주면 안되나요. 안그래도 취직도 안되고 퇴직한 것만으로도 짜증나있는데.

에잉~. 내가 과한걸 바라고 있는건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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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펀: 천사의 비밀 (Orphan, 2009)


어김없이 여름. 그리고 또 어김없이 찾아오는 공포영화. 스릴러, 드라마 장르로 구분되는 오펀은 소리와 시각의 공포를 그대로 전달해 주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흔히 '이 장면에서는 이럴 것이다'하는 자기 기대가 있죠. 그것은 이전 영화에서의 학습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공식'같은 공포영화는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해요. 써라운드 입체음향으로 영화관 전체를 휘감고 내 귀를 훑고 지나가는 으스스한 소리에서부터 뭔가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장면들.

오펀: 천사의 비밀

하지만 오펀에선 그런 몇몇 장면들에서 관객의 기대를 깨버립니다. '뭐야~, 괜히 긴장했잖아. 아~ 부끄럽게.' 그렇게 한소끔 긴장을 풀어놓았을 때 감독은 한방에 훅~ 공포 장면을 쏟아놓더군요. 아, 이게 더 무서웠던 것 같아요.

오펀에서 한 장면만 예를 들자면, 에스터와 맥스 그리고 에스터의 같은 반 여자친구가 함께 등장하는 정글짐 장면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스슥~ 스슥~ 뭔가 공포적인 분위기를 한껏 느끼며 '놀라지 말자'는 마음의 다짐을 하고 있을 즈음 별 상관없는 단역 친구들이 슥하고 지나가 주시는것. '괜히 긴장했네'라며 혼자 비실비실 웃고 잇을 때쯤 갑자기 독한 애의 면모가 훅~.

나름 반전이 있는 공포 영화로 여름 한철 보내기에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주인공 에스터에게 꼭 한마디는 해주고 싶어요.

"독한년."

그리고

"화장 잘 먹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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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까.

지난번 선배와 커피를 마시다가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뭘하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20080909
그때 선배는 "호두가 아니고 잣인감?" 이라며 놀리기는 했지만. 그래 무슨 일을 하든, 학교 수업에서 과제가 나왔을 때도, 내가 대학 2년차만에 학과 워크숍 총 진행을 맡았을 때에도. 한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해외여행은 당연히 '혼자 배낭여행'이 아니냐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지난번 지리산을 다녀오면서 "다음번엔 혼자라도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시 그런 자만심에 차서 왔는데. 지리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산행에 주의부탁한다'는 의례적인 말 한마디를 보고 '앗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문뜩 겁이났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내 친구는 "나이가 든 거야"라고 콕 집어 말해줬다. 후후.

나이든다는게 뭘까.

새로운 도전에 무뎌지는 것, 가진게 너무 많아서 나를 버리기 힘든 것?

무릎팍 도사에 나왔던 한비야는 서른다섯? 승진을 앞두고 회사를 때려치고 세계일주를 시작했다.

아니면 그래도 새로운 용기를 내는 것?

하악;;
나이가 들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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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누구나 하는, 진부한 말. 똑같이 반복하고 싶지는 않은 말이지만 다녀오고 나면 수긍하게 되는 말인것 같아요. 어쩔수 없이 내가 '일상'에서 벗어나면 일단 시간이 많아서 이것저것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게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이번 여행은 '친구'를 찾아 떠난 여행으로 남을 것 같아요.

지리산 7월30일~8월1일

지리산에 함께 했던 또 다른 내 친구 등산화와 쵸큼 보이는 배낭.

지난달 말 대학 때 친구들과 지리산을 다녀왔거든요. 1박 3일. 그러니까 밤기차 타고 새벽에 도착해서 아침 먹고 산행을 시작해서 산장에서 1박, 그 다음날 하산하는 코스. 근데 이 친구들이 크게 미덥지는 않았어요. 여자친구 한 명은 지리산 두번째이긴 하지만... 첫번째 같이 갈 때 약수터 갈 때도 안가져갈 작은 가방을 메고 왔던 친구라... 준비가 돼있을까 쵸큼 걱정이 되기도 했고요. 남자친구 한 명은... 가는 날 낮에 바로 등산복이며 등산화를 장만 했다는. 흐음.. 걱정이 될 만도 했죠. 

그나마 한 네댓번 가본 제가 코스를 정했어요. 근데 뭐 저도 기라성같은 선배들 따라갔던 지리산행이었기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밤 기차 타고 새벽 3시에 남원 도착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백무동지구로 올라가는 코스를 택했죠. 후~ 계곡 코스라 가파르기가 빌딩 벽 만만치 않아요. 춈춈히 쌓아 올린 돌계단을 밟고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다가 70여분쯤 흐른 시점에선 벌에 쏘이기까지. >0<

벌침에 쏘이고 소리만 지르고 있는 제게 지나가시는 분이 스틱으로 벌을 쫓아 주셨어요. 앞서 올라가던 친구들은 그제서야 힘겹게 올라갔던 길을 내려왔고요. 다른 내려가시던 분들은 파스도 뿌려주셨고요. 벌에 쏘여서 놀라긴 했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벌에 쏘였어도 힘내서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119 긴급구조대에 전화해 봤는데 "얼음...이 없을 테니까 찬 계곡물에 찜질좀 하시고요, 그냥 올라가셔도 됩니다"하는 말 듣고. 그냥 올라갔습니다. (참, 사람을 강하게 키우는 긴급구조대셨던 것 같아요. ㅎㅎ)

친구들은 벌에 쏘인 핑계 삼아 "내려가자"고 했지만 뭐 이미 시작한거 멈출순 없잖아요. 다들 다시 출발했죠. 특히 같이갔던 여자친구와는 보조를 맞추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수다의 주제는 단연 '남자'이야기에서부터 우리의 미래와 결혼, 미래 등등. 그리고 전공이 사회학, 경제학이다보니 정치, 경제, 사회 제반현상에 대한 짧은 단상들까지. ㅋㅋ 끄집어 낼 수 있는 이야기 몽땅. 그리고 서울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는 그네나 나의 집안사까지.

대학 때 했던 이야기든 못 했던 이야기든 다시 이렇게 이야기를 하게 됐죠. 그리고 또 이 친구가 백수 선배거든요. 잘 다니던 회사 때려치고(물론 더 다닌다고 해도 비젼이 없었기 때문에 때려쳤지만) 당장의 백수시절 이야기와 지금의 학습지 선생님의 고단함까지.

우리가 다 하지 못한 이야기는 '왜 우리가 백수가 됐을까'하는 거죠. 나야 비자발적 실업이라고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친구도 명확히 '자발적 실업'이라고 할 수많은 없어요. 집에서는 비싼 등록금에 대학까지 보내줬는데 자기개발적인 측면에서 더 성장할 수 없는 회사일. 노하우 쌓이지 않는 잡일 담당. 주변에서도 친구보고 그랬대요. 빨리 그만두고 다른 일 찾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그냥 그럭저럭 살것이 아니라면.

우리 대학 때 교수님 한 분이 이런말을 해주셨거든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폴 브루제)." 

"Il faut vivre comme on pense, sans quoi l'on finira par penser comme on a vécu.(paul bourget)"

그말을 진리처럼 믿었던 우리 대학 친구들은 아직도 생각하는 대로 살기위해 발버둥 치고 있죠. 그 친구는 하고 싶었던 토익공부를 했고, 원하는 점수를 얻어냈고, 물론 지금은 잠깐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곧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갈거래요.

이젠 제가 걱정이예요. 한 순간. 사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해 의심한 적이 있었어요. "잘 하고 있나, 잘 할 수 있나, 잘 할 수 있을까." 이건 일을 하면서도 든 생각이지만 백수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런 의구심은 더 짙어졌고요. 또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미래가 있는 직업일까하는 생각이 마구마구 드니. 답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이번 산행하면서 다시 한 번 다잡는거죠. 그래도 생각하는대로 한 번 살아보자고.

우리라고 이름지을 수 있는 그 친구도 나도, 아직 젊으니까! 하!하!하! 그리고 내 옆엔 나보다 먼저 백수의 길을 걸었던 친구도, 백수킴의 고민을 나눠줄 친구가 있으니까(뭐, 물론 자랑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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